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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장거리 연애 중3 학생입니다. 상대도 저랑 동갑이에요그런데 문제는 장거리인데 서울-김해입니다학생이라 방학 때
중3 학생입니다. 상대도 저랑 동갑이에요그런데 문제는 장거리인데 서울-김해입니다학생이라 방학 때 만나는 방법 밖에 없어서 조언을 얻고 싶어요. 이정도 장거리 연애는 힘들까요?아직 연락은 많이 하고 있는데 실제로 만나기 어려워서 좀 걱정됩니다. 지금 이 상태로는 1년에 1~2 밖에 못 보는데 좀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비빌 연애라서 부모님은 모르세요
네, 현실적으로 보면 연애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봐야 합니다.
서로 좋아하는데 거리가 무슨 상관이냐, 장거리 연애도 나름의 장점이 있다, 한 번씩 만날 때 진하게 만나면 된다 등등 장거리 연애에 대한 여러 조언들과 응원들은 있을 수 있겠습니다.
다만, 그런 조언들과 응원들은 지금 질문자님의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말들은 아닙니다.
중학교 3학년이시면 사실 연애의 목적성에 대해서 한 번 더 고찰해보셔야 합니다.
지금 만나는 사람과 벌써부터 결혼까지 생각하신 건 아닐 테고, 그렇다면 학창시절에 하는 연애의 목적은 순수하게 " 경험과 발전 " 을 위함이어야 합니다.
즉, 그래도 이성과 서로 호감을 가지고 함께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고 많은 활동들을 하는 생소한 과정에서, 오로지 그 과정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들을 하고 그로 인해 그런 측면에서의 자기발전을 꾀하는 것, 그것이 학창시절 연애의 목적입니다.
연애로 얻을 수 있는 경험과 그를 통한 발전은 정말 오롯이 연애를 통해서만 가능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학창시절에 이런 목적으로 연애를 해보는 것에는 굉장히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뭐, 학창시절부터 연애를 시작해서 결혼까지 골인한 극소수의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계속 연애를 지속할 수 있게 여건과 환경이 제공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극소수이기 때문에 그 사례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봅시다.
자가용 자동차도 없는 중학생이 서울-김해 장거리 연애를 한다.
심지어, 부모님은 모르셔서 한 번씩 대중교통을 통해 만날 때 5시간 걸리는 버스는 2~3만원, 2시간 걸리는 KTX는 4~5만원, 김해니까 1시간 걸리는 비행기는 7~8만원의 돈을 순수하게 본인의 능력으로 마련해야만 합니다.
심지어 저 가격도 편도에요. 왕복은 2배 하셔야죠.
만나서도 뭘 할 수 있죠?
그렇게 오랜 시간 걸려서 올라갔더니 막상 할 수 있는 거라곤 밥 먹고, 카페 가고, 노래방 가고, 어디 예쁜 데 구경하다가 또 결국에는 각자 집에 돌아가는 겁니다.
중학생이 만나서 뭐 술을 한 잔 할 수 있나요, 아니면 숙소를 잡을 수 있나요?
이런 연애의 목적성은 뭐고 가져다주는 이익은 뭡니까?
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하나요, 아니면 경험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이득이 되기를 하나요?
" 연애를 그렇게 수지타산 따져가며 계산적으로 하는 게 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
네,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근데 그것도 상황과 여건이 적당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즉, 수지타산을 따지지 않으며 서로 좋아 죽는 연애를 하기에는 지금 둘 다 적당한 나이도, 적당한 거리도, 적당한 환경도 아니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나와 미래를 약속한 약혼자에게는 내 돈, 내 시간 쓰는 거 아깝지 않습니다. 앞으로 함께 미래를 그려나갈 배우자인데 그깟 돈 몇 푼, 시간 몇 분이 중요하겠습니까?
그런데 어차피 언젠가는 이별이라는 결과로 귀결될 학창시절 만난 연애 상대에게 그렇게 질문자님의 돈과 시간 쏟아부을 수 있으세요?
어차피 결국에는 " 내가 언젠가는 헤어질 사람에게 왜 이 정도의 돈과 시간을 쓰고 있으며, 써야 하는 거지? " 라는 회의감이 밀려올 것이며, 결국에는 관계에 소홀해지고 섭섭해지는 결과로 귀결되겠죠.
그래서 학창시절에는 그저 " 가볍게 " 연애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렇게 장거리 왔다갔다하는 헌신하며 서로 많은 걸 희생하는 굉장히 무거운 연애는 성인들도 하지 않아요.
거리도 볼까요? 거리가 적당히 멀어야지, 서울-김해는 어느 한 쪽에서 " 이번에는 내가 올라갈게. " 혹은 " 이번에는 내가 내려갈게 " 먼저 이야기 꺼내기 정말 어려운 거리입니다.
예를 들어, 김해와 창원 정도의 거리라면 " 저번에 내가 갔으니까 이번에는 너가 와줄래? " 와 같은 이야기를 꺼내볼 수라도 있고, 그에 상대방이 응할 가능성이라도 있습니다.
혹은 내가 자가용 자동차라도 있다면 어쨋든 접근성이 더 높은 건 나니까 그러한 점을 인지하여 " 내가 올라가겠다 " 라는 점을 스스로 수긍할 수라도 있겠죠.
그런데 김해-서울의 관계에서 접근성도 둘 다 현격히 낮은 상황인데, 질문자님은 상대방한테 " 이번에는 너가 내려와줄래? " 이야기 꺼내실 수 있으세요?
또, 어디서 만날지 장소를 정할 때 " 내가 계속 올라갈게 " 확언할 수 있으세요?
절대 그럴 수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만나지 않을 거라면, 그저 연락만 주고 받으며 감정과 일상만 공유하는 연애를 할 거라면, 학창시절 하는 연애로서의 의미는 전혀 없잖아요.
만나서 같이 많은 활동들을 해보고, 실제 감정을 공유해보고 하면서 경험이라는 것이 축적되고, 이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건데, 만나지 못한다면 지금 하시는 연애가 가져다주는 이익은 대체 뭡니까?
오히려 만나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 남자친구 " 라는 자격으로 속박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과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아예 배제되어 버리잖아요.
이러한 제반 사정들을 모두 고려할 때, 결국 둘의 관계는 소홀하고 섭섭해질 수밖에 없으며, 빠른 시일 내에 끝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괜한 연애에 돈, 시간, 감정 쓰지 마시고 빨리 헤어지신 뒤, 학업이라는 본분에 충실하면서 그 과정 속에서 연애 대상을 찾으세요.
그게 현명합니다.